제54회 생갈렌 심포지엄 Leaders of Tomorrow 참가자 후기 - 서울대학교 대학원 뇌과학 협동과정 노신화

St. Gallen Symposium은 스위스에서 매년 개최되는 국제 포럼으로, 전 세계에서 선발된 Leaders of Tomorrow (LoT)와 각 분야의 Leaders of Today가

한자리에 모여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미래를 위한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입니다.

2025년 행사의 주제는 “Shifting Global Power”로, 서구 중심 세계질서의 변화, 새로운 리더십의 탄생, 글로벌 거버넌스의 재편 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오갔습니다.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뇌과학 협동과정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이자 연구원으로, 운동 기능을 상실한 사람들을 위한 뇌-기계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시간을 실험실에서 보내고 있지만, 늘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 변화의 과정에서 누가 포용되고 누가 배제되는지에 대해 고민해왔습니다.

그런 고민을 품고 참여한 이번 생갈렌 심포지엄은, 저와 비슷하거나 전혀 다른 고민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논의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LoT로서의 첫 공식 일정은 하루 종일 진행된 워크숍 세션이었습니다. Accenture, Swiss Re, ABB 등 세계적 기업들이 제시한 주제를 바탕으로,

참가자들은 각기 다른 조로 나뉘어 케이스 스터디를 수행했습니다.

제가 속한 조는 Accenture의 주제인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유럽의 전략을 다루었고, 발표까지 준비했습니다.

 

서로 다른 국가와 배경을 가진 팀원들은 열정도, 의견도 각기 달라 초기엔 조율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토론을 거듭하며 아이디어를 재구성하고, 낯선 시선 속에서 새로운 인사이트가 탄생하는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 팀은 분야 1위로 선정되었고, 지하 와인 창고를 개조한 공간인 Pfalzkeller에서 발표하는 뜻깊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무대에 선 순간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유럽 중심의 포럼처럼 보였지만, 미국을 포함한 세계 권력의 재편 흐름 속에서 서구적 질서의 흔들림과 그 이후를 논의하는 장으로서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계와 국가, 지역사회와 개인이 각자의 가치를 어떻게 지키고, 어떻게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들이 날카롭게 오갔습니다.

 

 

심포지엄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없이 ‘사람’이라고 답하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과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 3주가 지난 지금도, 몇몇 참가자들과는 매일 문자와 영상으로 소통하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오랜 여운을 남기는 인연이 되었습니다.

 

 

이번 St. Gallen Symposium은 저에게 단순한 국제 포럼 참석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사회와 기술, 정책과 윤리, 연구와 실천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저의 위치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 성주재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속한 분야와 사회 전체를 더 넓고 깊게 연결해 나가고자 합니다.